[구좌읍]고요하게 책과 만나게 되는 카페 ‘달책빵’

몇 년 사이 가장 많이 들어왔던 단어가 무엇이었냐고 물어본다면 바로 ‘힐링’이다. 어떤 여행지를 가든지 음식을 먹으러 가든지 여행을 하는 모든 활동들에 ‘힐링’이란 단어가 따라 다녔다. 처음엔 이 단어를 듣는 것만으로도 왠지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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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책빵'

향긋한 커피와 함께 따뜻함이 스며든 아늑한 공간 그리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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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요즘 같이 힘든 시기에 ‘힐링’은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가 되었다. 마음대로 여행도 갈 수 없고, 친구도 만날 수 없으며, 그동안 마음껏 누려오던 취미생활도 할 수 없게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단절된 채로 지낸 시간이 벌써 1년. 코로나로 인해 편안하게 누릴 수 없는 일상이 이제는 당연시 되어가고 그 와중에도 사람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내며 다른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이겨내고 있다.

 

원래는 동적인 일들을 즐겼지만, 코로나로 인해 정적인 일들을 마주하기가 쉬워지고 한산한 카페에 앉아 틈틈이 책을 읽는 취미가 생겼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주도에 다양한 테마로 운영하고 있는 작은 서점들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평대리에 위치한 ‘달책빵’까지 오게 되었다.

 

제주도에는 의외로 북카페가 많다. 동서남북 여러 곳에 분포한 북카페를 다 둘러보진 못했지만, 하나씩 검색해서 들여다보면 주제도 다양하고 모습들은 더욱 다양했다. 그 중에서 오늘 소개하는 달책빵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장소에 위치해 있어 찾아가게 되었다.

 

달책빵은 평소 여행객들이 자주 찾던 외곽지 마을 중 하나인 평대리에 위치해 있다. 평대리에 위치한 카페들은 대부분이 해안도로 주변에 터를 잡고 있지만, 달책빵은 골목 안쪽 조금 구석진 곳에 위치해 있다. 마치 비밀의 책방을 찾아가는 것처럼 미로처럼 생긴 작은 골목을 통과해야 만날 수 있다.

 

주변에는 이미 sns에서 맛집 혹은 카페로 유명한 곳들이 몇몇 있다. 그래서인지 작은 골목을 걸어가는데도 여행객을 한두 명씩은 마주치곤 한다.

 

입구에 달책빵이라고 적인 표지판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제주도에서 만날 수 있는 안거리와 밖거리로 구분된 공간이 나타난다. 카페를 만들기 위해 안거리와 밖거리를 서로 이어 만든 디귿자 모양의 카페. 제주도라서 더욱 아름다운 나지막한 구조가 마음에 쏙 든다.

 

이곳에서는 어떤 책들을 만날 수 있을지 너무 궁금해지는 공간이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낮은 천장 아래 아기자기 모여 있는 테이블이 인상적이다. 카페 안은 생각보다 많이 넓었다.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자체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할 만큼 테이블이 넓게 띄워져 있다.

 

커피를 주문하고 천천히 안을 둘러본다. 볼수록 매력적인 공간이다. 다양한 테마를 배경으로 사진촬영장소로도 적합하다. 멀리 바다가 조금 보이는 풍경도 너무 좋지만, 마당이 보이는 풍경은 왠지 더욱 포근하게 느껴진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서점이 있다. 카페 내 모든 공간이 예스키즈존이지만, 유일하게 서점만은 노키즈존으로 운영된다. 서점은 천장이 2층 높이 만큼 높아서 공간이 아주 넓어 보인다. 차곡차곡 정성들여 진열된 책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달책빵에서는 다른 북카페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책을 판매하는데, 바로 시크릿북! 누군가에게 선물을 할 때, 아니면 나에게 선물할 때 너무 좋은 책인 것 같다. 몇 가지의 키워드만으로 책을 고르는 일은 선물을 할 때나 받을 때나 너무나도 설레는 일이다. 이 시크릿북은 여전히 내 방 한곳에 비밀스럽게 진열되어 있다.

 

어느 날 너무 힘이 들거나 지칠 때, 혹은 이날의 추억이 떠오를 때 살며시 꺼내보려 아끼고 아껴두었다. #에세이 #여행 #돈무리비해피 #좋아하는일 키워드만 보아도 마음이 설렌다. 책 한 권을 사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공간, 가끔 마음의 위안이 필요할 때마다 찾게 될 것 같다.

 

달책빵

제주시 구좌읍 대수길 10-12에 위치.

매일 10시~30분~19시

메뉴는 달달스무디볼 9,000원, 구좌생당근주스 7,500원, 당근케이크 3,500원

전화는 064-782-4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