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중국에서 잠시 머물던 시절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먹었던 음식이 바로 마라탕이었다. 중국 생활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올 때 마라탕을 먹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좋아했었는데, 제주도에도 마라탕을 판매하는 곳이 많아져서 한동안 마라탕에 다시 빠져있었다.
하지만 그때 그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은 한 번도 가보지 못했었는데, 얼마 전 다녀온 구제주마라탕 마라탕에 취한 날에서 그 당시의 분위기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예전에 제주시 푸딩으로 유명한 우무 푸딩을 맛보기 위해 줄을 서 있다가 우연히 발견하고 다음에 꼭 한 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마침 좋은 기회가 생겨 가볼 수 있게 됐다. 우무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마라탕에 취한 날
주소 : 제주시 관덕로 8길 40
전화 : 010-7648-2240
영업시간 : 11시~10시(매달 2, 4 화요일 정기 휴무)
메뉴 : 마라탕(고기불포함) 12,000원, 마라샹궈(고기불포함) 19,000원
식당 안으로 들어서면 왠지 익숙한 향이 풍기고 깔끔하게 정돈된 테이블과 셀프 코너가 바로 눈에 띄었다.
중국에서는 마라탕을 먹을 때 직접 재료를 하나씩 골라 담고, 중량으로 요금이 결정되곤 했는데 마라탕에 취한 날에서도 직접 재료를 골라 담을 수 있었다.
취향에 맞게 야채와 면류 그리고 소시지나 피쉬볼 등을 추가하면 좋은데, 마라탕을 먹을 때 함께 먹기 가장 좋은 궁합이 배추, 숙주나물, 백목이버섯 그리고 유부다. 평소 마라탕을 주문할 때 다른 재료들은 변경할 때도 많지만, 딱 4가지 재료만큼은 절대 빠지지 않도록 담곤 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고기와 면인데, 면은 보통 옥수수면을 넣긴 하지만 조금씩 기분에 따라 변경하기도 했었다. 넓적당면이나 분모자도 맛있긴 하지만 부담스러울 때가 있어 이날도 옥수수면으로 선택했다.
신나게 재료를 담고 난 뒤 카운터로 가면 무게를 재고, 무게만큼 금액을 지불했다. 다른 곳에 비하면 조금 저렴한 것 같긴 한데, 중국에서 먹을 때와 비교하면 너무 옛날 옛적 이야기라 그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지금 중국에서는 마라탕을 얼마에 맛볼 수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언젠가 다시 중국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며 소고기를 추가하고, 맵기는 보통으로 주문을 했다.
매운맛은 총 4단계로 선택할 수 있는데, 처음 맛볼 경우에는 1단계가 가장 적당하고, 진한 마라탕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2단계까지가 딱 좋다. 3단계까지 가면 맵기도 한데, 뜨거워서 정말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먹기 힘들다.
참고로 구제주 마라탕 맛집 마라탕에 취한 날에서는 방금 주문한 마라탕과 볶음요리인 마라샹궈 그리고 무침요리인 마라빤을 맛볼 수 있다. 재료를 직접 담아 가는 것은 같지만, 무게를 잴 때 탕으로 할지, 샹궈로 할지 빤으로 할지 결정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마라탕은 너무 많이 먹어봤고, 샹궈는 몇 번 먹어봤으나 탕이 훨씬 좋았고, 빤은 먹어보지 못해 궁금하긴 했지만 빤은 다음 기회에 한번 먹어볼 예정이다.
마라탕이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옷에 빨간 국물이 튀면 안 되니 준비되어 있는 앞치마를 착용했다.
잠시 후 재료들을 한데 넣고 보글보글 끓인 마라탕이 나왔다.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국물의 맛도 조금씩 달라지고, 비주얼 또한 달라지는 마라탕이다. 항상 일반 사람들보단 재료를 조금 더 많이 넣어서 그런지 가장 푸짐해 보이는 제주시 마라탕이다.
가장 먼저 국물을 맛보는데, 중국에서 먹던 것보다 향은 진하지 않지만 한국인 입맛에 잘 맞춰 진하고 자극적인 맛이다. 1단계의 매운맛이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맛이다. 야채와 고기 그리고 면과 함께 먹으면 더욱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중국에서 처음 맛본 마라탕은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매운맛이 강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국에서 먹는 마라탕은 혀가 저리도록 매운맛을 느낄 순 없지만 그 맛을 조금 중화시켜서 오히려 더욱 인기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매운맛의 단계를 높이면 혀가 얼얼한 맛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2단계까지가 딱 적정선인 것 같다. 마라탕은 칼로리가 많이 높은 음식이긴 하지만 각종 야채를 함께 먹을 수 있어 좋은 점도 있다. 마라탕을 처음 먹어본다거나 마라탕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구제주 마라탕 맛집인 마라탕에 취한 날에 꼭 한 번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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