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 동쪽 맛집

[조천읍]책과 함께 달콤한 휴식의 시간을 보내다 ‘시인의 집’

(주)교차로-제주 2021. 4. 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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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보슬 봄비가 내린다. 1년 중 가장 반가운 비가 바로 봄비다.

‘이 비가 그치면 따뜻해지겠지’, ‘이 비로 인해 꽃이 피겠지’ 다양한 상상을 하며 기다리는 비가 바로 봄비다. 올 봄은 작년보다 더 빨리 꽃이 피고, 더 빨리 따뜻해지니 봄 타는 기간이 더 길어질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시인의 집'

창밖의 바다를 보며 마음을 위로하는 시간

 


마지막으로 소개할 카페를 고민하다가 그동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자주 찾았던 북카페인 ‘시인의 집’을 소개하고자 한다.

조천읍 조천리에 위치한 작은 북카페인 ‘시인의 집’은 손세실리아 시인이 딸과 함께 운영하는 카페다. 카페에 들어가지 않고 앞에 서 있기만 해도 왠지 마음이 평안해지는 느낌이다.

 

밖에서 볼 때는 나지막한 건물에 주인의 손 떼가 여기 저기 묻은 아늑한 공간처럼 느껴져 더욱 멋있어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느닷없이 펼쳐지는 오션뷰에 화들짝 놀라게 되기도 한다. 이렇게 멋진 풍경을 간직한 조용한 카페라니... 한 번 오고 나면 반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 정도다.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조용하고 잔잔한 아름다움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아주 환영받을만한 공간임이 틀림없다.

 

지붕이 낮아 더욱 아늑함을 주는 책과 음료를 판매하는 공간과 바다와 가까이 만날 수 있도록 확장해 만들어 둔 온실 같은 공간이 조화를 이룬다.

 

날씨가 화창한 날이나 비가 오는 날이나 언제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지만,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비가 오는 날이 가장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곳이다. 비가 와장창 많이 오는 날도 괜찮지만, 밖이 보일 정도로 이날처럼 보슬보슬 봄비가 내리는 날이 가장 좋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을 법한 시간을 선택해 도착한 카페, 예상대로 손님은 없었고 마치 혼자 카페를 대여하기라도 한 것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모든 메뉴가 다 무난했지만, 머릿속이 복잡할 땐 달달한 음료가 가장 생각이 나게 된다. 그래서 항상 이곳에 올 때는 직접 간 바닐라빈을 넣은 바닐라 라떼로 주문을 한다.

 

 

커피를 주문한 뒤 오늘은 또 어떤 책과 만나게 될지 설레는 마음으로 따뜻함이 물씬 묻어나는 책장을 살펴본다. 여러 작가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책들이 너무 보기 좋게 진열되어 있고, 작가들의 친필 사인이 적힌 책들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북카페를 여러 곳을 다니다 보면 신기하게도 그 카페만의 색깔과 비슷한 책들이 진열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곤 하는데, 이곳 시인의 집의 책들도 아늑한 카페의 분위기만큼이나 따뜻한 이야기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지금처럼 코로나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편해지기 전에는 아름다운 바다가 보이는 공간에서 시낭독 행사 등 작가와 만날 수 있는 행사도 진행했었다. 시간이 잘 맞지 않아 아직 행사에는 한 번도 참석을 못해봤지만, 다시 기회가 된다면 이 좋은 공간에서 멋진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지금은 그저 마음이 힘들어질 때 책과 분위기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이 아늑한 공간이 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따뜻한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책장에 꼽힌 낡은 책들을 하나 둘 꺼내보다 보면 어느덧 평안해지곤 한다. 그러다 손님이 많아지는 시간이 되어 가면 살며시 속으로 감사했다며 인사하고 돌아오는 곳이다.

 

 

제주도엔 정말 많은 카페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위로를 건네고 있지만, 자신의 마음과 가장 잘 어울리는 곳으로 한 두 곳을 정해두고 마음을 달래기 위한 장소를 만들어두면 갑자기 인생에서 힘든 시간을 겪게 되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얻어갈 수 있는 것 같다.

 

글·사진제공 이준용객원기자

 

시인의 집

제주시 조천읍 조천3길 27에 위치.

영업시간이나 정기휴일을 따로 정하지 않고 운영(방문 시 영업 유무 확인)

메뉴는 한라봉쥬스 7,000원, 사과&당근 착즙쥬스 8,000원, 쌍화탕 10,000원

전화는 064-78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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