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카페&디저트

[애월읍]책과 커피가 있는 애월카페 ‘윈드스톤’

(주)교차로-제주 2021. 1. 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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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마을에 포근하게 자리 잡은 ‘윈드스톤’은 오랜 시간 나만 알고 싶은 작은 휴식처였다. 나지막한 지붕에 아늑한 공간, 큰 창을 통해 내리쬐는 햇살이 커튼을 통과하며 달콤한 꿀처럼 변해 스며든 곳이다. 처음 이 카페를 알게 된 후론 참 부지런히도 다녔었다.

 

'윈드스톤'

제주스러운 작은 공간에서 즐기는 최고의 커피 한 잔

 

아내의 입맛에 맞춰 만들게 되었다는 진한 라떼가 인상적이었다. 얼음도 딱 네 조각에 아주 진한 커피향이 너무나도 달콤했다. 그 당시 제주도에는 이렇게 맛있는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카페가 흔하지 않았다.

 

약 4년 전쯤으로 기억한다. 제주시에서 약 20~30분 정도 되는 거리를 이 커피를 맛보기 위해 일주일에 서너 번은 오갔다. 항상 처음에는 라떼를 주문해 큰 창을 통해 내리쬐는 햇살을 한 모금 담아 마셨다. 그리곤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아메리카노를 한 잔 더 마시곤 했었다. 그러다 점점 사는 곳 주변에 커피 맛이 좋은 카페들이 하나 둘 생겨나기도 하고, 윈드스톤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하며 찾는 일이 뜸해졌다가 정말 오랜만에 다시 오게 됐다.

 

입구를 향하는 발걸음이 마치 첫사랑을 만나듯 설레기까지 했다. 솔직히 이 공간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이 고요함과 따뜻함을 좀 더 오랫동안 앉아서 즐기고 싶었지만,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그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코로나의 영향인지 처음 윈드스톤을 만났을 때와 비슷한 그 고요함이 다시 찾아들었다.

 

입구의 정원은 조금 더 알록달록하게 변해 있었다. 그 모습이 왠지 너무 앙증맞아 보여 기분이 좋았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니 분위기가 조금 변했다. 책이 있던 공간이 조금 작아진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 당시 플리마켓을 연다는 이야기도 들렸는데, 코로나로 인해 플리마켓을 못 가본지도 1년이 다되었다.

 

이곳에서 플리마켓이 열리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을 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푸르른 잔디밭이 있는 마당에서 사람들이 하나 둘 책을 올려두고 소개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그 활기찬 모습을 다시 만나고 싶어져 더욱 아쉬워진다. 괜히 책장에 진열된 책들을 하나씩 살펴보게 되는 시간이다.

 

옛 추억에 잠시 잠겨있는 사이 그리웠던 라떼 한 잔이 나왔다. 여전히 진한 커피의 향기와 묵직하게 입 속에 스며드는 맛이 여전히 내 입맛엔 최고의 커피임에 틀림없었다.

 

조금 더 날이 따뜻했더라면 마당에 앉아 좀 더 이 향기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이젠 너무 추운 겨울이 되었다. 윈드스톤의 라떼는 아이스로 마실 때 그 맛이 더욱 좋은데 겨울이 되니 이가 약간 시린 느낌도 있다. 카페 안에 가만히 앉아 밖을 바라보고 있으니 얼른 따뜻한 봄이 왔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맛있는 커피와 너무 잘 어울렸던 버터모닝이 자꾸만 생각이 난다. 예전엔 많은 사람들이 ‘빵은 버터모닝, 커피는 윈드스톤’이라며 버터모닝에서 빵을 사와서 윈드스톤에서 먹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는데, 오늘 그 맛이 더욱 그리워진다.

 

화창한 봄날 다시 이곳에서 ‘그땐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벗지도 못했었지...’ 라는 이야기를 하며 오늘을 회상할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윈드스톤

제주시 애월읍 광성로 272에 위치.

매일 9시~18시까지 운영(일요일 휴무)

아메리카노 3,500원, 카페라떼 4,500원, 아몬드라떼 5,000원

전화는 070-8832-2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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