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눈이 펑펑 내리던 날, 아주 오래 전 자주 다니던 해장국집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 당시 술자리가 잦았던 터라 매일 아침이면 따뜻하게 속을 달래줄 해장국이 필수였다. 그때마다 회사 근처에 있었던 그 해장국집에서 아침을 먹고 출근하곤 했었는데, 갑자기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되어 가지 못하다가 얼마 전 새로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보았다.
'대춘해장국'
제주도내 3개 지점 모두 가족이 운영하는 30년 전통 해장국
바로 시청 근처에 위치한 ‘대춘해장국’이다. 1991년 제주시청 본점을 시작해 지난 2016년에 연북로(부민장례식장 옆)로 본점을 이전했다. 그리고 2018년 노형동에 큰아들점을 오픈하고, 지난 2020년 제주 시청점을 재오픈했다고 한다.
새로운 모습으로 재오픈한 제주시청점은 겉모습을 볼 때에는 해장국집이라 생각되지 않을 만큼 세련된 모습이다. 제주시청점은 아주 깔끔한 모습에 선술집을 떠오르게 한다. 내부도 깔끔 그 자체다. 넓게 띄워진 테이블 간격도 마음에 들고, 모든 것들을 신경 써서 준비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다.
메뉴는 내장탕과 해장국으로 딱 두 가지 메뉴만 맛볼 수 있다. 예전에 내장탕이 생기기 전에는 해장국이 가장 맛좋은 음식인 줄 알았는데, 내장탕을 먹고 난 뒤 생각이 바뀌었었다. 사람들마다 각자의 취향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은 맞춰서 조리를 해주시는 것 같다.
이날 일부러 조금 늦은 시간에 찾아갔는데, 많진 않지만 추운 날 따뜻하게 몸을 녹이고 있는 사람들이 몇몇 보였다. 이 사람들도 모두 각자의 개성에 맞춰 음식을 주문하는 모습이 보였다. 내장탕을 주문하거나 아니면 해장국을 주문하는데, 선지는 빼주세요, 양념을 빼주세요 등 각자의 취향대로 주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도 예전 같았으면 아무런 망설임 없이 해장국을 주문 했을텐데 오랜만에 먹어보는 내장탕의 맛도 너무 궁금했다.
크게 고민하지 않고, 바로 내장탕으로 주문을 했다. 주문 후 바로 찬들이 나오고 그 뒤를 이어 뚝배기 속에서 펄펄 끓고 있는 내장탕이 나왔다.
예전에 맛이 약간 칼칼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어떨지 너무 궁금해 나오자마자 숟가락으로 휘휘 저어 국물 맛부터 확인했다. 국물이 입속에 들어와 서서히 스며드는데, 그 옛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그 때의 맛 그대로다. 왠지 추억 속에 빠져들 듯 내장탕 속에 빠져들었다.
보통 처음 가보는 식당이거나 너무 오랜만에 만나는 식당에서 첫 한 숟갈이 마음에 들긴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음식이란 것은 참 신기하다. 누가 만들었는지에 따라 재료는 같아도 맛은 다르고, 누구와 함께 인지 어디에서 먹는 지에 따라서도 그 맛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음식의 맛 때문인지, 사람의 감정 때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매번 이런 느낌을 받을 때마다 신비롭게만 하다.
오늘은 해장국 한 그릇으로 추억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상호명 : 대춘해장국
주소 : 제주시 동광로2길 9-1(이도이동 1176-34)
전화 : 064-723-7456
영업시간 : 매일 7시~16시(매주 월요일 휴무)
메뉴 : 해장국 8,000원, 내장탕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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