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카페&디저트

옛것에 색을 입히다. 온천탕의 새로운 변신 라바르 카페

(주)교차로-제주 2023. 2. 1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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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카페, 라바르 카페

 

서귀포에 온천탕을 개조해 만든 카페 겸 복합문화공간이 생겼다고 하여 이른 퇴근을 한 짝꿍과 함께 집을 나섰다. 이곳의 회색빛 외관은 진중한 듯 사뭇 어려운 갤러리 느낌이 강해 보였다. 범상치 않다. 

 

라바르

주소 : 제주 서귀포시 중앙로 13

전화 : 064-767-9994

영업시간 : 09:00-23:00

메뉴 : 아메리카노 5,500원, 라바르 라떼 7,000원, 바질 잠봉 샌드위치 11,000

유리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심플하게 층별 안내가 되어있다. 

먼저 1층을 둘러보기로 한다. 검은색 페인트로 칠해진 어두운 복도를 지나면 대비되는 베이지 톤의 따뜻한 공간이 나타난다. 탕을 그대로 살려둔 곳에 물이 똑똑 떨어지도록 설치해둔 조형물은 하나의 작품인듯하다. 가장자리로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작품을 감상하며 차 한잔할 수 있는 공간이다.

 
 

 

마침 날씨도 따뜻하고 야외공간이 있어 나가보도록 한다.

 

오렌지색과 녹색 그리고 베이지색에 조화로운 1층 테라스는 흡사 런던에 닐스야드에 와있는 듯하였다. 보통 1층 테라스는 도로 또는 인도와 경계가 모호해 지나는 행인의 눈길에 마주치기가 쉽다. 그러나 이곳은 담벼락으로 공간이 분리되어 있어 정원에 앉아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 바라본 카페 건물 또한 장관이다. 새빨간 목욕탕의 상징 같은 기둥이 옛 추억을 자아낸다.

 

이제 갤러리로 운영되고 있는 2층으로 발길을 옮겨 본다. 처음 들어왔던 복도를 지나 역시나 검은색 계단을 오르다 보면 전시회를 알리는 표식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림은 잘 모르지만 내 나름대로 보고 느끼는 것은 즐겨 한다. 무엇이든 내 마음이 중요한 거니까. ‘김주희 개인전’ 이 열리고 있다. 2월 20일까지 진행된다. 

그림은 단조롭지만 위트 있는 느낌을 준다. 갤러리 내에 자그마한 공간에는 몇몇 옷가지 및 소품들이 판매되고 있고 그림을 즐기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곳곳에 신경을 많이 쓴 모습이 보인다. 

 

 

한차례 그림을 감상하고 다시 한 층을 올라간다. 짙은 회색의 3층에는 길게 하이 테이블을 두어 공부를 하거나 작업을 하기 좋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고 창가 자리는 공간을 나누어 프라이빗 한 느낌을 준다. 우리는 이곳이 마음에 들어 자리를 잡고 앉았다.

 

 

3층에 있는 야외 테라스는 새섬과 세연교가 보일 정도로 전망이 좋다. 그곳에서 만난 온천 기둥은 하나의 작품인 듯해 보인다. 

 

 

루프탑으로 가보자.

회색에 철제 테이블들이 진열되어 주변 경관과 한데 어우러져 계산된 듯 맞은편 호텔 건물과의 조화가 이색적이었다. 한편으로는 멀리 바다가 보여 속이 시원해진다. 야외 테이블들은 너저분해지기 쉬운데 정돈이 잘 되어있다. 옛 모습에서 의미를 부여한 생각이 철학적이다. 

 
 

 

한차례 둘러보고 주문을 하러 다시 1층으로 향한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것이 순간 조금 아쉬웠다. 메뉴는 커피에서 와인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테라스에서 야경을 보며 와인 한 잔 기울여 보는 낭만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우리는 시그니처인 라바르 시그니처라떼(솔티넛라떼)와 드립커피인 디카페인 콜럼비아를 주문한다. 곧 저녁을 먹을 예정이므로 디저트는 커피와 어울릴만한 로투스 쿠키를 곁들인다. 

 

 

시그니처 라떼는 너티 커피처럼 진하지는 않지만 특유에 씁쓸 달달 꾸덕꾸덕함은 근래 먹어본 커피 중 손에 꼽힐 만큼 고소하고 맛있다. 디카페인 콜럼비아는 산미가 있고 드립이라 단연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퍽퍽하지 않고 고소하며 캐슈넛이 넉넉히 들어가 있어 커피와 어우러짐은 상상되는 그대로다.

 

넓은 공간을 가진 곳은 상대적으로 어수선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곳은 어두운 복도와 대비되는 공간의 색을 적절히 나누고 그 마다의 색을 부여함으로써 때로는 밝고 귀엽게 때로는 차분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맛도 멋도 예술도 있는 이 공간이 더 많이 사랑받길 바라며 우리도 한동안 이곳에 발길이 닿을 듯하다.

글·사진제공 By. 김형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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