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카페&디저트

제주를 거닐다, 올레 7코스에서 만난 서귀포 카페 루아앤티그리

(주)교차로-제주 2023. 2. 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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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카페, 루아앤티그리

 

제주에 내려와 터를 잡으면서부터 조금이라도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따뜻하고 씁쓸한 커피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것을 즐긴다. 물론 창가에 보이는 바다는 제주에 사는 가장 큰 이점이다.

 

아침부터 추적추적 내리던 비가 어느 순간 개어있다. 해도 없고 바람도 없으니 아이를 데리고 나가기 오히려 좋다.

며칠 전부터 눈여겨보았던 곳으로 발걸음을 서둘렀다.

올레 7코스를 지나다 보면 보이는 하얀 이층집에 까맣고 큼지막한 ‘유동커피’ 캘리그래피가 눈에 띈다.

 

 

제주에서 카페를 좋아하고 커피를 즐겨 하는 사람들은 한 번쯤 접해 봤으리라.

서귀포 작은 가게에서 시작해서 전국에 지점을 운영할 만큼 커피 맛은 보장이 되어있다.

그 유동커피에서 새로 오픈한 곳인가 보다.

 

루아앤티그리

주소 : 제주 서귀포시 태평로 92번길 39

전화 : 0507-1451-1591

영업시간 : 10:00~19:00

메뉴 : 모카 크레메 8,000원 브륄레 라떼 8,000원 바닐라 콜드브루 라떼 7,000원

 

‘루아앤티그리’라는 이름은 창밖으로 보이는 문섬과 범섬을 상징화한 것으로 포르투갈어로 ‘달 호랑이’라는 뜻이다.

 

 

입구로 들어선다. 서양식 양옥 느낌에 비비드 한 컬러가 조화롭다.

 

카페던 식당이던 가게로 가면 자리를 우선 잡고 주문부터 하고 본다.

짝꿍은 시원한 아메리카노, 나는 바닐라 콜드브루 라떼를 주문한다.

브륄레 라떼가 궁금했으나 오늘은 씁쓸 달달한 커피가 먹고 싶어 다음을 기약한다.

 

 
 

카운터 뒤로는 강력한 붉은색 테이블에 소박하게 디저트가 마련되어 있다. 종류도 양도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다.

커피와 어울릴만한 크루아상과 생소한 이름의 아몽드 프로랑을 함께 주문했다.

 

혀끝으로 전해오는 씁쓸 달달한 커피 한 모금과 아몬드 향이 가득한 아몽드 프로랑은 곧잘 어울렸다.

하지만 공간의 습도가 높았던 탓일까? 겉은 축축하고 속은 푸석했던 크루아상은 기대와는 다르게 조금의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생소한 이름이었던 아몽드 프로랑은 아몬드의 고소함이 가득했으나 역시 축축한 느낌은 아쉬움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통 창 너머로 보이는 문섬과 범섬 사이 바다 경치에 위안을 삼아본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이 오면 테라스나 정원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아 바다멍 때리는 시간을 가져보아도 좋을 듯하다.

 

커피도 한잔했으니 카페를 본격적으로 둘러보기로 한다.

 

시원한 통 창과 마주 보는 벽면에는 이곳만의 굿즈로 보이는 찻잔이 진열되어 있으나 역시나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판매를 하는 것인지 전시를 하는 것인지 다소 애매한 상황이라 직원에게 문의해 봤으나, 시원한 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고풍스러운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 본다. 반짝반짝 아름다운 샹들리에가 눈길을 끈다.

미리 둘러보고 자리를 잡을 걸 그랬나 하는 후회를 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2층의 아늑함은 1층과 대비되는 느낌을 주었다.

폴딩 도어에 바 테이블,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통 창은 시선을 빼앗기에 충분했다.

또한 다른 한쪽에 마련된 좌석은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충분히 둘러보고 취향에 맞는 자리를 잡고 앉아 있노라면 한두 시간은 순삭이다.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야외에 있다. 통 창 측면으로 나있는 문은 야외 정원으로 연결되어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길 기다리는 밀짚 파라솔과 라탄 소재 좌석들이 마련되어 있어 휴양지에 온 느낌을 준다.

크진 않지만 산책이 가능한 정원을 한 바퀴 돌다 보면 곳곳에 차를 마실 수 있게 테이블들이 준비되어 있다.

포토존인 듯 보이는 그네는 바다를 배경으로 멋들어진 인생 샷을 건질 수 있다.

따뜻한 제주의 어느 날, 많은 가족 또는 연인들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을 모습이 상상된다.

다만 대부분의 장소는 정돈이 필요해 보이긴 했다.

 

 

정원에서 바라본 카페는 하얀 양옥집에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바다가 가까운 제주에 살면서도 한 번씩은 바다가 보이는 카페를 찾곤 한다.

따뜻한 봄날이 찾아오면 커피와 창밖이 맛있는 이곳을 다시 한번 찾아올 듯하다.

글·사진제공 By. 김형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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